| 기회비용이란
경제학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기회비용이다. 기회비용을 정확하게 알아야 선택의 기준을 정의할 수 있다. 전 시간에 경제학이란 경제 주체들의 선택을 면밀히 관찰하고, 선택의 결과를 분석하는 학문이라고 소개했다. 그에 더해 인간은 합리적인 인간이라는 전제를 가진다고 했다. 그럼 '합리적'이라는 말의 뜻은 무엇인가. 합리적이라는 것은 쉽게 말해 이득이 된다는 뜻이다. 손해는 최소화하고 이득은 극대화하는 선택을 하는 것. 그것이 바로 '합리적'인 것이다. 그런데 이 이득과 손해를 계산하는데 기회비용이라는 개념이 필요하다.
기회비용의 뜻은 다음과 같다. '어떤 선택으로 인해 포기된 기회들 가운데 가장 큰 가치를 갖는 기회 자체 또는 그 기회가 갖는 가치.' 쉽게 말하면 내가 어떤 선택을 함으로써 지불해야 하는 혹은 포기해야 하는 대가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내가 내린 선택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와 내가 지불해야 하는 기회비용을 견주어 보면 내 행동이 이득인지 아닌지를 판별할 수 있다.
- 내가 한 행동에서 얻은 가치 > 기회비용 -> 이득
- 내가 한 행동에서 얻은 가치 < 기회비용 -> 손해
즉 내 선택이나 나의 행동이 합리적인가를 따져보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한 선택/행동에서 얻은 가치를 산정해야 하고, 그로 인해 지불해야 할 기회비용을 산정해야 한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 발생한다. 기회비용은 어떻게 계산해야 하는 것인가?
| 기회비용의 계산
기회비용을 계산해보기 위해 예를 들어보자. 나에게 100만원이 있고, 나는 이 돈을 투자할 것이다. 선택지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예금이다. 예금은 2%의 수익률을 보장한다. 둘째는 증권투자이다. 증권투자는 1%의 수익률을 보장한다. 만약 증권투자를 하기로 선택한다면 나는 1만 원 이득을 본 것이다. 하지만 증권투자를 선택한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기회비용은 2%의 수익률 즉 2만 원이 된다.
내가 한 선택에서 얻은 이익 - 증권투자 (1%) 1만원
기회비용 - 예금 (2%) 2만 원
즉 내 선택의 이익(1만 원)이 기회비용(2만 원) 보다 작기 때문에 나는 -1만큼의 손실을 본 것이고, 나는 비합리적인 선택을 내린 것이 된다. 증권투자로 1만 원을 벌었다고 해서 좋아할 게 아니라는 소리다.
이렇듯 내가 표면적으로는 이익을 봤더라도 기회비용을 따져보게 된다면 사실상 손해일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선택을 내릴 때 기회비용을 꼭 따져봐야 한다.
| 기회비용의 계산 시 유의점
그런데 기회비용을 계산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기회비용의 정의를 다시 살펴보자. 어떤 선택으로 인해 포기된 기회들 가운데 가장 큰 가치를 갖는 기회 자체 또는 그 기회가 갖는 가치. 여기서 '가장 큰'이라는 표현에 주목해야 한다. 즉 선택하지 못한 다른 기회를 모두 더하는 것이 아니라 놓친 많은 기회 가운데 자신에게 가장 가치가 높은 것을 기회비용으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내가 밤을 새워서 시험공부를 하기로 선택했을 때 지불해야 하는 대가는 내일의 맑은 정신, 차분한 기분, 꿀잠 등이 있지만 여기서 가장 나에게 가치가 큰 것 하나만이 기회비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 유의해야 할 점은 기회비용은 절대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사람마다 특정 행동이나 결과에 대한 가치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기회비용도 사람마다 달라진다. 어떤 사람에게는 손해인 행동이 어떤 사람에게는 이득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사람마다 '최선의 대안'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선택이라 할지라도 각각의 기회비용은 다를 수 있다.
| 기회비용의 함정
하지만 우리는 로봇이 아니다. 어떤 선택이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니고 그 대가가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가지는 지 정확하게 수치화할 수 없다. 만약 앞서 살펴본 수익률의 예에서는 수익률로 그 가치가 수치화 된다. 그래서 정확하게 계산할 수가 있다. 그러나 우리가 내리는 선택들은 대부분 암묵적이다. 예를 들어 오늘 내가 밤을 샜을 때 나의 몸의 가해지는 부담을 수치화 할 수 있는가. 친구와 게임을 하느라 여자 친구의 전화를 무시했다면 그 가치를 정확히 산정할 수 있는가. 이처럼 우리의 행동과 대안들의 가치를 판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여기서 '인간은 언제나 합리적인 선택을 내린다'는 경제학의 대전제가 거짓임이 드러난다. 우리 인간은 그리 합리적이지 않다. 감정적이고 충동적으로 선택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합리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일에 뛰어든다. 자신에게 명백히 손해가 될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대의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위인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바로 기회비용의 함정, 크게는 경제학의 함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기회비용을 산정하여 선택을 내리는 전략은 수치화 가능한 부면에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식투자를 한다거나 은행사를 바꾸거나 물건을 살 때 등 수치화할 수 있는 부면에서는 100%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그러지 못한 부면에서는 너무 기회비용을 따지려고 하지 말고 감정이 가는 대로, 느낌 가는대로 선택할 줄도 알아야 한다. 우리의 선택, 행동이 지니는 가치는 사실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이 있지 않은가. 정말 바보 같았던 나의 선택이 훗날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경우 말이다. 반대로 나에게 이익이 될 것 같았던 결정이 언제가 나를 갉아먹는 선택이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을 때가 있지 않은가. 이처럼 손해인 줄 알았던 것이 '오히려 좋았던' 때를 떠올려 본다면 경제학의 기회비용 이론이 얼마나 허술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이 포스팅에서는 기회비용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기회비용의 뜻은 무엇인지, 어떤 예시를 들 수 있는지, 계산은 어떻게 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봤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한계 원리란 무엇인지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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