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

세상은 참으로 차가운 곳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나는 영화감독이 되기를 꿈꿨다.

 

동아리 부원들과 함께 단편 영화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상도 타보기도 했다.

 

여러 공모전에 끊임없이 도전하며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나는 관련 학과로의 대학 진학을 실패했다.

 

그렇게 쓰라린 패배를 하고, 나는 세상에 던져졌다.

 

재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알바에 지원했지만, 나를 필요로 한 곳은 물류창고의 상차 부서뿐이 없었다.

 

 

 

그 물류창고에서 나는 세상을 배웠다.

 

세상은 결국 돈으로 굴러간다는 사실을.

 

초등학생 자녀를 둔 어머니, 군대를 막 제대한 청년, 배우를 준비하는 배우 지망생, 운동선수들 모두 돈을 벌기 위해 '노동'이라는 희생을 기꺼이 감내하고 있었다.

 

그들이 꿈을 잠시 미뤄두고 시간과 에너지를 희생할 만큼 돈은 중요한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돈은 생존에 필요한 도구였다. 

 

 

그러므로 이 명제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절대로 참인 명제이다.

 

'인간은 돈을 벌어야 한다.'

 

 

이 명제를 거부한다면 노숙자가 되거나 공산주의자가 될 것이다. 

 

나는 이 명제를 받아들이기로 했고, 꿈은 잠시 미뤄두고 개발자가 되기 위해 컴퓨터 공학과에 진학했다.

 

 

가끔은 현타가 올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물류창고에서 일할 때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리고 거기서 일하시던 분들의 희생을 기억한다.

 

어깨를 아파하는 모습을 보고 나에게 파스를 건네던 50대 후반의 아주머니를 기억한다.

 

희생은 필연적인 것임을 머리에 각인시킨다.  

 

현재의 희생은 미래의 풍요로움을 가져다 줄 것이다.

 

더 많이 희생하면 희생할수록 미래에는 더 큰 축복이 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기에 꿈은 잠시 뒤로 미뤄둘 필요가 있다. 

 

 

내가 정신적 지주로 삼고 있는 조던 피터슨 교수는 "16살로 돌아간다면 자신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당신이 대단한 사람인 것마냥 행동하다 당신에게 보장된 초라한 기회를 날리지 말아라"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꿈을 크게가지라고, 야망을 가지라고 조언받는다.

 

하지만 내 경험상 그렇게 되면 이상주의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상을 쫓다보면 현실의 문제들을 회피하고 합리화하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을 회피했을 때 돌아오는 것은 가난뿐이다.

 

왜 돈을 벌어야 하는가?

 

돈은 적어도 미래의 안정된 생활, 결혼, 품위 있는 노후 생활을 보장해준다.

 

또한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재정적인 기반이 마련되어 있다면, 막대한 병원비로 고통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삶에서 언젠가는 리스크를 걸고 도전해야 하는 때가 올 것이다. 

 

경제적 자유를 위해서, 모든 에너지와 자원을 걸고 자신만의 목적에 충실해야 하는 때가 반드시 온다.

 

하지만 이는 허황된 이상에 기반해서는 안된다. 철저히 계산된 리스크여야 한다. 

 

당신에게 현재 보장된 기회가 있다면, 즉 돈을 벌 기회가 있다면 일단 최대한 벌어 두길 권한다.

 

그리고 리스크를 계산해보고 합리적이라는 판단이 들 때 꿈을 향해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때 벌어 두었던 돈이 당신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