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서 단타 매매를 접기로 했다. 나름 시간이 남아서 공부도 해보고 실제로 적용해봤지만 역시 아닌 것 같다. 인버스를 전량매도하고 책에서 배운 내용대로 단타에 들어갔다. 이론과 실전은 다르다더니 실제로 그러했다. 그렇게 나는 가치투자자로 변모했다.
호가창을 보고 있으면 토가 나올것만 같다.
유희열이 한 TV프로그램에 나와서 이런 일화를 전했다. 닌텐도 '동물의 숲'이라는 게임에는 무를 농사로 재배해서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무의 가격이 시장에서 들쑥날쑥 거래되는 것을 보고 있자니 시간이 금방 지나가더라는 것이다. 그걸 보고 난 주식투자를 하면 맨날 그것만 보고 있겠구나하고 깨달았다고 한다.
단타매매를 하려면 재능도 있어야 하지만 궁극적으로 시간을 많이 써야 한다. 참으로 모순적이다. 나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가치투자가 싫어 단타매매를 시작했는데 오히려 일상의 시간을 더 잡아먹는다. 순간을 놓치면 돈을 잃기 때문이다. 단타는 타이밍이 8할이다.
바로 이것이 단타매매를 하면 안되는 이유이다. 만약 당신이 단타에 재능이 있고, 전업투자자로 직업을 바꿀 수 있다면 이보다 돈을 빠르게 벌 수 있는 직업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평생 주식만 할 것이 아니라면 단타매매를 해서는 안된다. 즉, 직장을 다니거나 다른 목표가 있다면 단타매매는 장애물이 되고 만다.
단타매매로 쓰디쓴 교훈을 맛본 다음 펴본 책, '워렌버핏의 주주서한'에서 버핏형의 금쪽 같은 조언을 찾을 수 있었다. 요약하자면 시장은 조울증 환자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어쩔때는 기업의 좋은 부분만 보면서 높은 가격을 제시하지만 어느날은 기업의 부정적인 면만 보고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제 값을 찾아가는 것이 시장이라는 거다. 버핏형이 이런 관점으로 시장을 대하기 때문에 당연히 존버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버핏형은 애초에 주식을 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내 닉네임 리틀 버핏. 오늘이 내 이름대로 살아가는 첫날이다. 나는 삼성전자와 이마트, 화승엔터프라이즈라는 종목을 매수했다. 세계 증시에 대규모 조정이 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타이밍을 맞출 수 없다는게 내 결론이다.
요즘 유튜브에 창원개미와 같은 단타로 억소리 나는 수익을 내는 실력자들이 많이 보인다. 한편으론 부럽기도 대단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는지 짐작이 간다. 그 경지에 도달하려면 매매가 정말 재밌어야 한다. 하지만 나는 매매가 즐겁지 않다. 고통스럽다. 시장의 변동성을 견디기가 힘들다. 그러니 매매를 중단한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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